넷플릭스의 3가지 성공 비결

강일용 zero@itdonga.com

[IT동아 강일용 기자] 넷플릭스가 내년 초 국내에 진출한다. 넷플릭스는 전세계 60개국에서 6,900만 명(미국 4,300만 명 + 미국 외 2,600만 명)의 가입자를 확보한 세계 최대의 VOD 서비스다.

넷플릭스는 기존의 VOD 서비스와 무엇이 다른걸까. 어떤 매력이 있길래 세계 최대의 VOD 서비스로 우뚝선 것일까. 넷플릭스와 기존 VOD 서비스의 세 가지 차이점에 대해 자세히 알아보자.

넷플릭스
넷플릭스

가입만 하면 모든 콘텐츠가 무제한

넷플릭스의 첫 번째 특징은 월 정액제라는 것이다. 매달 일정 금액만 내면 넷플릭스에 존재하는 콘텐츠를 무제한 감상할 수 있다. 새로 나온 콘텐츠라고 해서, 인기있는 콘텐츠라고 해서, 독점 콘텐츠라고 해서 돈을 더 내라는 경우는 없다. 저렴한 요금제로 사용자들의 가입을 유도하고, 프리미엄 콘텐츠는 별도의 비용을 지불해야만 감상할 수 있는 경쟁 서비스와 차별화된 부분이다.

넷플릭스의 요금제는 월 7.99 달러인 베이직, 월 8.99 달러인 스탠다드, 월 11.99 달러인 프리미엄 등 세 가지로 구분된다. 차이점은 '콘텐츠의 화질'과 '로그인할 수 있는 기기의 숫자'다. 베이직은 SD급 화질의 콘텐츠를 1대의 기기에서, 스탠다드는 HD급(풀HD 포함) 화질의 콘텐츠를 2대의 기기에서, 프리미엄은 UHD급 화질의 콘텐츠를 4대의 기기에서 감상할 수 있다. 이는 미국의 요금제 구조이지만, 넷플릭스가 전세계에서 동일한 가격 전략을 취하고 있는 만큼 국내에서도 비슷한 형태의 서비스를 제공할 전망이다.

넷플릭스 상품
비교
넷플릭스 상품 비교
<넷플릭스의 요금제 구조>

즉, 특정 콘텐츠를 감상하기 위해 돈을 지불하는 구조 대신 콘텐츠의 화질을 향상시키기 위해 돈을 지불하는 구조를 구축한 것이다. 넷플릭스는 이러한 가격 전략을 바탕으로 다양한 계층의 사용자를 포섭할 수 있었다. 구형 TV를 보유한 사용자는 베이직, 풀HD TV를 보유한 사용자는 스탠다드, UHD TV를 보유한 사용자는 프리미엄 요금제에 가입하는 식이다. 사용자 역시 자신의 디스플레이 수준에 맞는 요금제를 선택할 수 있어 경제적이다.

또한 요금제 간의 가격 차이가 생각보다 별로 나지 않는 것도 주목할 만한 부분이다. UHD급 디스플레이를 갖출 정도로 경제력이 있는 사용자라면 이정도 가격 차이는 큰 부담이 없을 터. 덕분에 UHD TV와 모니터가 보급 됨에 따라 프리미엄 가입자도 함께 늘어나는 효과를 거뒀다.

조나단 프리드랜드 넷플릭스 홍보 총괄은 "넷플릭스는 오직 하나의 가격으로 모든 콘텐츠를 제공한다. 특정 콘텐츠에 개별적인 추가 요금을 부여하는 경우는 없다. 넷플릭스는 절대 추가 과금과 같은 가격 전략을 취하지 않을 것"이라며, "하나의 가격, 하나의 경험이 바로 넷플릭스의 성공 비결"이라고 강조했다.

인프라로부터 자유로운 서비스

넷플릭스의 두 번째 특징은 특정 기기나 회사(인프라)에 종속되지 않는 서비스라는 것이다. 넷플릭스에 가입한 사용자는 사용 중인 인터넷 회선이 무엇이든 간에 동일한 서비스를 제공받는다. 인터넷 회선에 종속되어 있는 경쟁 VOD 서비스와 대조적이다. 타 VOD 서비스는 인터넷 회선(무선통신 포함)을 교체하면 VOD 서비스도 해당 회선 사업자의 것으로 교체해야 하는 일이 부지기수였다. 이때 기존에 구매하거나 임대한 VOD 서비스는 무용지물이 되기 일쑤였다.

넷플릭스는 인터넷에 연결되어 있는 기기라면 어디서나 이용할 수 있다. PC, 노트북, 태블릿PC, 스마트TV, 비디오게임기 등 1,000개가 넘는 기기가 넷플릭스를 지원한다. 특정 셋톱박스나 스마트폰이 있어야 감상할 수 있는 경쟁 VOD 서비스보다 사용자가 쉽게 접근할 수 있다.

스마트폰 통한 넷플릭스
이용
스마트폰 통한 넷플릭스 이용
<넷플릭스는 인터넷에 연결된 기기 어디에서나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다>

프리드랜드 총괄은 "넷플릭스는 처음 시작부터 모든 디바이스에서 서비스를 제공하겠다는 목표를 가지고 있었다"며, "VOD 서비스를 시작하고 바로 관련 API를 공개해 사용자들이 PC, 스마트폰, 태블릿PC, 스마트TV, 비디오게임기 등 다양한 기기에서 넷플릭스를 접할 수 있게 했다"고 말했다.

독점 콘텐츠로 사용자들을 유혹

넷플릭스의 세 번째 특징은 독점 콘텐츠다. 넷플릭스에서만 감상할 수 있는 양질의 콘텐츠를 제공해 사용자들을 유혹하고 있다. '하우스 오브 카드', '마르코폴로', '데어데블' 등 양질의 콘텐츠를 콘텐츠 제작사와 함께 제작해 호평을 받았다. 넷플릭스의 독점 콘텐츠는 처음부터 끝까지 완벽히 촬영한 후 전편을 일시에 공개하는 것이 원칙이다. 급박한 촬영 일정 때문에 콘텐츠의 품질이 떨어지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서다.

하우스 오브 카드
하우스 오브 카드

넷플릭스는 2016년에만 600시간 이상 분량의 독점 콘텐츠를 사용자에게 제공할 계획이다. UHD TV 시대에 대응하기 위해 넷플릭스의 독점 콘텐츠는 모두 4K 또는 아이맥스(HDR) 해상도로 촬영된다.

독점 콘텐츠는 미국에서 제작된 것에만 한정되지 않는다. 국내 진출을 성공적으로 완수하기 위해 국내 유명 콘텐츠 제작자와도 손을 잡았다. 넷플릭스는 '설국열차'로 유명한 봉준호 감독의 신작 '옥자'에 5,000만 달러를 투자할 것이라고 밝혔다. 한국인의 입맛에 맞는 콘텐츠를 확보하기 위해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 (다만 옥자가 넷플릭스의 독점 콘텐츠인 것은 아니다. 극장 상영도 함께 이뤄질 예정이다)

넷플릭스의 국내 진출, 성공 가능성은?

세계 제일의 사업자가 국내에 들어와 헛물을 들이킨 경우도 있고, 성공적으로 안착한 경우도 있다. 넷플릭스 국내 진출은 성공적으로 이루어질 수 있을까? 아직은 감히 예측할 수가 없다.

많은 국내 언론이 넷플릭스가 국내 VOD 서비스와 비교해 아쉬운 부분이 많고, 국내 콘텐츠가 부족해 기대한 만큼 성적을 거두진 못할 것이라고 예상한다. 하지만 이는 넷플릭스의 특징을 제대로 이해하지 못해서 나온 분석이다. 넷플릭스는 국내 VOD 서비스와 경쟁하지 않는다. 오히려 국내 VOD 서비스의 아쉬운 부분을 보완해줄 서비스다.

국내 VOD 서비스는 지상파/케이블 TV 콘텐츠 및 국내 영화에 근간을 두고 있다. 해외 드라마, 영화, 다큐멘터리는 별도로 판매/임대함으로써 추가 수익을 올리는 용도로 활용하고 있다. 반면 넷플릭스는 해외 드라마, 영화, 다큐멘터리 등이 주요 콘텐츠다. 두개의 국내 VOD 서비스에 동시 가입하는 사용자는 거의 없다. 콘텐츠가 겹치기 때문이다. 반면 국내 VOD 서비스와 넷플릭스는 지향하는 콘텐츠의 종류가 전혀 다르기 때문에, 국내 VOD 서비스에 이미 가입했더라도 넷플릭스에 추가로 가입하는 사용자가 얼마든지 생겨날 수 있다.

앞에서 설명한 특징을 바탕으로 넷플릭스는 '인터넷에 연결된 기기를 보유한 사용자 가운데 고화질 독점 콘텐츠를 무제한으로 보길 원하는 사용자'를 목표로 한다는 것을 알 수 있다. 국내에는 인터넷에 연결된 기기를 보유한 사용자가 한가득이다. 4,000만 명에 가까운 사용자가 초고속 인터넷에 연결된 기기를 보유하고 있다. 이들에게 '고화질 독점 콘텐츠가 얼마나 매력적인지 알려나가는 일'만이 넷플릭스에게 남은 과제다. 대한민국은 넷플릭스를 받아들일 준비가 생각보다 많이 되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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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 IT동아 강일용(zero@i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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